커피의노화
이미 커피의 노화가 시작됐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거의 없습니다. 신선한 원두를 구매하고 빠른 시일 내에 소비하는 것만이 시간에 따른 컵 퀄리티의 저하를 최소화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집에서 커피를 보관해야 할 경우, 가능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포장지에 밀봉장치가 달려있다면 원두를 사용한 후에 밀봉상태로 보관합니다. 완전히 밀봉할 수 없을 때는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통이나 커피 전용 보관용기처럼 밀봉이 가능한 통에 옮겨 담는 것이 좋습니다. 직사광선을 피해 어두운 곳에 커피를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햇빛은 커피의 노화를 촉진시켜줍니다. 투명한 용기에 커피를 담을 경우에는 종이상자 등에 넣어서 보관해야 햇빛이 비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냉장고에 커피를 보관하는 것은 안됩니다. 이것은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입니다. 커피는 냉장고에 넣어둔다고 해서 수명이 연장되지 않으며, 오히려 향이 강한 음식이 들어있는 냉장고에 보관할 경우 교차오염이 될 수 있습니다. 밀봉 용기가 없다면 가능한 건조한 곳에 커피를 보관해야 합니다. 습한 환경은 반드시 패해야 합니다. 만약 커피를 오랜 시간 동안 보관해야 한다면 냉장고에 넣어서 노화를 지연시켜야 합니다. 이때는 밀봉 용기에 넣어서 보관하는 것이 중요하며, 커피는 바로 쓸 만큼만 덜어서 제대로 해동한 후에 사용해야 합니다. 커피를 신선제품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커피 하면 인스턴트커피를 떠올리는 사람이 대부분인데, 실제로 인스턴트커피의 유통기한은 매우 깁니다. 슈퍼마켓에서 파는 커피의 유통기한은 로스팅 날짜를 기준으로 12개월에서 24개월 정도입니다. 흔히 커피를 상온에서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로스팅한 지 2년이 지나도 안전하다고 여기지만, 사실 이 정도 되면 커피의 맛은 아주 형편없어집니다. 이렇게 커피를 비신선제품으로 취급하면 피해를 보는 것은 결국 소비자입니다. 스페셜티 커피업계는 아직까지 이러한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커피의 노화나 유통기한 등에 대한 의견이 일치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원두 포장지의 라벨 로스팅 날짜가 분명하게 적혀 있는 커피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요즘 로스팅 업체들은 대부분 로스팅한 지 한 달 이내에 커피를 소비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커피는 로스팅하고 2~3주 동안 최상의 상태를 유지고, 그 이후부터는 불쾌한 느낌을 주는 상한 맛이 나기 시작합니다. 대부분의 커피 전문 숍들은 로스팅해서 운반한 지 얼마 안 된 커피들을 자루에 담아 보관하는데, 로스팅 업체들의 원두를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하면 갓 로스팅된 신선한 커피를 집에서 받아볼 수 있습니다. 커피가 노화가 되면 두 가지 현상이 발생합니다. 첫 번째로 커피의 맛과 향에 영향을 주는 향 물질을 조금씩 잃게 됩니다. 커피에 함유된 향 물질은 휘발성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공기 중으로 날아가버리고, 따라서 오래된 원두일수록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산소와 수분에 의한 노화현상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러한 노화가 진행된 커피에서는 새로운 유형이 다소 불쾌한 향미가 납니다. 원두의 상태가 변하면서 특유의 상한 맛이 생겨나고 원래의 고유한 향미는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노화된 커피는 대체로 밍밍하고 나무 맛과 약간의 종이 맛이 납니다. 다크 로스팅을 한 커피일수록 노화가 빨리 진행됩니다. 로스팅을 하면 할수록 생두의 구조가 다공화 되고 산소와 수분이 내부에 침투하여 노화현상을 촉진시키기 때문입니다. 커피를 추출하기 전에 원두를 숙성시켜야 한다는 지침을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중 일부는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생두는 로스팅되는 과정에서 일종의 갈변화가 일어나는데, 그 원인이 되는 것은 화학반응으로 인해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이 이산화탄소는 대부분 생두 안에 들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새어 나옵니다. 이러한 이산화탄소 방출은 로스팅을 하고 처음 며칠 동안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다가 점점 속도가 느려집니다. 커피가루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이산화탄소 방출이 급격하게 이루어지는데, 커피를 추출할 때 거품이 생기는 것도 같은 원리입니다. 에스프레소는 높은 압력을 가해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생두에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들어있을 경우 추출과 정이 좀 더 까다롭고 커피 본연의 향미를 그대로 잡아두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커피숍들이 커피 맛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위해 원두를 사용하기 전에 5~20 동안 숙성시켜 이산화탄소를 방출합니다. 집에서 원두를 사용할 때에는 로스팅을 하고 사흘에서 나흘 정도 간격을 두어야 합니다 너무 오래 숙성을 시키면 원두를 다 쓰기도 전에 커피가 노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필터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내릴 때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로스팅 직후보다는 2~3일 이후의 커피가 맛이 더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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