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이란?
로스팅은 커피업계를 구성하는 요소들 가운데 커피의 화려한 단면은 가장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생두는 썩 유쾌하지만은 않은 풀 냄새를 제외하고는 무색무취에 가깝지만 로스팅을 거치고 나면 매혹적인 향과 다채로운 맛을 담은 원두로 탈바꿈한다. 갓 로스팅된 원두는 우리의 기분을 가볍고 상쾌하게 만들어주는 달콤한 향기를 냅니다. 본 섹션은 커피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 로스팅에 대해 말해드리겠습니다. 퀄리티가 낮은 커피의 상업 로스팅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많이 이루어져 왔으며, 주로 인스턴트커피의 생산과정과 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인스턴트커피는 특별한 맛이 뛰어나거나 관심을 받는 커피가 아니기 때문에 단맛을 향상하거나 커피의 산지와 품종에 따른 고유의 향미를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거의 없었습니다. 세계 곳곳의 스페셜티 커피 로스팅 업체들은 대부분 여러 시행착오 끝에 스스로 터득한 로스팅 기술을 가지고 운영됩니다. 각 로스팅 업체는 저마다의 로스팅 스타일과 미학, 혹은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판매하는 커피를 그때그때 만들어내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로스팅 과정을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다양한 기법을 구사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맛이 좋고 로스팅이 잘된 커피를 찾기가 힘들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늘날에는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에서 훌륭한 커피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만 더 나은 로스팅 기술을 탐구하고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로스팅 기술 분야의 미래가 매우 밝다는 것입니다. 로스팅의 결과물은 한마디로 말해서 원두의 최종 색깔과 이 색깔을 내기까지 걸린 시간에 의해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커피를 단순히 원두의 최종 색깔만 보고 라이트 로스팅으로 분류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커피의 로스팅이 상대적으로 단시간에 걸쳐 진행된 패스트 로스팅이었는지 아니면 장시간에 걸쳐 진행된 슬로우 로스팅이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패스트 로스팅을 한 원두와 슬로우 로스팅을 한 원두는 서로 모습은 비슷하지만 그 향미는 전혀 다릅니다. 로스팅을 하는 동안에는 여러 가지 화학적 반응이 일어나며, 수분 증발 등으로 인해 커피의 중량이 감소하게 됩니다. 14~20분이 걸리는 슬로우 로스팅을 한 원두는 짧게 90초면 끝나는 패스트 로스팅을 한 원두에 비해 중량이 16~18% 더 감소합니다. 슬로우 로스팅한 원두로 만든 커피는 퀄리티가 높고 값도 비싼 편입니다. 로스팅 과정에 따라 신맛, 단맛, 쓴맛이라는 커피 맛의 3대 요소가 결정됩니다. 일반적으로 커피의 신맛은 로스팅을 오래 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쓴맛은 로스팅을 오래 할수록, 다크 로스팅에 가까울수록 증가합니다. 단맛은 로스팅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는 신맛이나 반대로 증가하는 쓴맛과 달리 중간 시점에서 최고점을 찍기 때문에 종형 곡선의 형태를 띱니다. 숙련된 로스터는 다양한 로스팅 프로파일을 적용하여 로스팅 정도와 단맛을 알맞게 조절하고, 단맛과 산미가 강한 커피 혹은 단맛은 그대로 유지한 채 산미만 줄인 커피 등을 자유자재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스팅 스타일에 변화를 준다고 해서 애초에 퀄리티가 낮은 커피의 맛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은 압니다.
로스팅은 5단계
건조 생두는 중량 대비 7~11%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는 촘촘한 구조의 생두 안에 균일하게 퍼져있습니다. 생두는 수분을 함유한 상태에서는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데, 커피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요리 재료의 갈변현상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두가 로스토에 들어간 후 열을 흡수하여 수분 증발이 시작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건조 단계에서는 높은 열과 전력이 필요합니다. 로스팅의 첫 단계가 진행되는 몇 분 동안에는 생두의 외관이나 향기의 변화가 별로 없습니다. 옐로잉은 생두에서 수분이 증발하고 나면 첫 번째 갈변 화가 시작됩니다. 생두는 이 단계까지도 밀도가 높은 상태며 바스마티 쌀 향을 내는데, 그 질감이 마치 빵을 연상케 합니다. 그러다 생두가 부풀어 오르면 종이처럼 얇은 껍질인 체프가 떨어져 나갑니다. 생두로부터 분리된 체프는 로스터 안에 흐르는 공기에 의해 따로 모아지는데, 혹시 모를 화재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하게 버려집니다. 위에서 설명한 로스팅의 1단계와 2단계는 매우 중요합니다. 생두가 제대로 건조되지 않으면 다음 단계에서 고르게 익지 않고, 겉과 달리 속은 로스팅이 덜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로스팅된 원두는 표면의 쓴맛에 덜 익어서 생기는 신맛과 풀향이 섞여 불쾌한 맛이 납니다. 생두는 각 부분마다 로스팅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나중에 로스팅 속도를 늦춰 천천히 볶는다고 해도 이미 망친 맛을 되돌리 수는 없습니다. 1차 크랙은 갈변화 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가스가 생성되고 생두의 수분이 증발합니다 압력이 매우 높아지면 생두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터지고 부피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합니다. 보편적으로 생각하는 커피의 향미가 이 시점부터 발현되며 로스터는 스스로 발현되며 로스터는 스스로 판단해서 로스팅 종료 시점을 정합니다. 이 단계에서 로스터는 불의 세기가 일정해도 로스팅 온도의 상승폭이 서서히 감소하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때 불을 충분히 가하지 않으면 로스팅이 지연되고 원두가 바싹 구워져 버려 커피의 컵 퀄리티가 덜어지게 됩니다. 로스팅 발현은 1차 크랙 단계를 지나면 원두는 표면이 훨씬 더 부드러워지지만 나머지 부분의 상태는 아직 그대로다. 로스팅 발현 단계에서는 원두의 최종 색깔과 로스팅 정도가 결정됩니다. 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원두의 신맛은 급격히 감소하고 쓴맛은 점점 증가하기 때문에, 로스터는 로스팅 시간에 따라 최종적으로 얻고자 하는 커피의 신맛과 쓴맛의 비율을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2차 크랙은 생두가 1차 크랙 때보다 작게 틱 소리를 내면서 두 번째로 터지는 단계입니다. 2차 크랙 단계가 되면 원두의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신맛이 대부분 날아가고 일반적으로 로스터라고 하는 새로운 향미가 발현됩니다. 커피 본연의 향미라기보다 커피를 그을리고 태우는 로스팅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향미이기 때문에 커피 품종의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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